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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실패러"인 내가, 더이상 실패에 연연하지 않게 된 이유


박산책 (@baksanchaek) :

계속되는 실패 앞에서 초지일관 초연한 자세를 보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직업'에서만 지금까지 크게 5번 정도의 도전이 있었어요. 나이 들어감과 함께 지혜로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실패의 경험만 차곡차곡 쌓이는 것 같아서 "나는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이 아닐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실패 무도 짤
아.. 내 인생

그런데 실패도 자주 하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는지 괴로움에 몸져눕는 시간이 줄어들더라고요. 오늘은 '프로 실패러'인 제가 실패 앞에서 보다 초연할 수 있게 된 근간의 생각을 나눠볼까 합니다.

✍🏻 핵심 한 줄 요약: 인생은 "퍼즐" 맞추기다.


1. 인지 편향 탓하기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침대에 누워서까지 일 생각에 잠을 설치고, 왠지 모르게 나는 성공할 것만 같다는 느낌까지 들어요.

근자감에 빠진 나와 그걸 바라보는 주변인들
근자감에 빠진 나와 그걸 바라보는 주변인들

하지만 그런 설렘도 잠시, 어느 순간부터 일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습니다. 아, 참 잘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안 돼요. 됐었는데? 아니요. 그냥 안 됩니다. 일이 진행되고 나서야 예상치 못한 난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더닝-크루거 효과라고 불러요. 능력이 부족할 때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과도하게 긍정하는 경향을 말하는데요. 근거 없는 자신감과 뒤늦게 찾아오는 현타의 반복은 어쩌면 뇌의 인지 편향으로 인한 결과이기도 한 거죠.

그 외에도 뇌는 새로운 시작 앞에서 아주 정교하게 우리를 속이곤 해요.

이러한 인지 편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일이 꼬일 때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며 자신을 탓하기보다, 인지 편향에 화살을 돌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자책은 창의성을 갉아먹는다고 해요. 실패와 비난은 외부로 돌리고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2.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는 것들

경험에 '실패'라는 라벨을 붙이고 나면, 그것은 내 삶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걸까요? 우리는 공기를 눈으로 볼 순 없지만, 내 주변에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잖아요.

우리가 겪는 모든 경험 또한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 삶에 축적된다고 생각해요. 실패로 끝나버린 도전의 경험이,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서 강력한 도구로 활용되는 일을 많이 겪었거든요.

  1. 🎨 그래픽 디자인 0부터 공부해서 외주 받기 도전
    • SNS 콘텐츠와 브랜드 디자인을 직접 다룰 수 있게 됌
  2. 📷 도쿄에서 스냅 작가 도전
    • 낯선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능력이 사업에서 고객과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됌
  3. 🖥️ 웹 개발자 커리어
    • 1인 창작자가 된 지금 아이디어를 구현시키는 것에 두려움이 적어짐
  4. 📄 군복무 시절부터 시작된 글쓰기
    • '글쓰기'라는 주제로 온라인 모임을 운영하게 됌

제가 의식하고 있지 않을 뿐 여기에 적히지 못한 사례는 더 많을 거예요. 우리가 겪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절대 흩어지지 않습니다. 언젠가 다른 상황에서 쓰입니다. 지금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자산인 거죠. 무형의 자산.

3. 우리는 퍼즐을 맞추고 있다

여러분은 퍼즐을 맞춰 보신 적이 있나요? 가령 어떤 인물의 초상화 퍼즐을 맞춘다고 하면, 인물이 아닌 배경 부분의 퍼즐을 맞출 때는 귀찮기도 하잖아요. 중요한 부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원숭이 인형 퍼즐 사진
이 오랑이 인형이 여러분의 모습이라 생각해 보세요.

그렇다고 해서 그 퍼즐 조각을 버려도 될까요? 아니죠.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체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각각의 퍼즐 조각은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인생 또한 퍼즐과 같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는 '나의 삶'이란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에 있고, 마치 퍼즐 안에서 불필요한 조각이 없는 것처럼, 실패조차 내가 완성되는 데 필요한 경험이라고 믿고 있어요.

나는 최근까지만 해도 무언가를 포기했을 때, 내가 열심히 만들던 결과물을 뭉개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나의 모든 시도와 경험은 그 자체로 거대한 퍼즐의 한 조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겪는 모든 일은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경험일지도 모르겠다.

-'삶은 하나의 퍼즐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2026-02-05' 메모에서..


박산책 (@baksanchaek) :

계속해서 퍼즐을 맞추려면?

이창수 대표, "실행 가능한" 기획하는 법 에서도 거론됐지만요.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기획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삶 전반적인 것에 '지속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네.. 크흠, 글을 쓰다 보니 너무 길어지는데요. 오늘은 여기서 글을 마무리할까 봐요. 어쨌든 여러분, 부디 좌절하지 마시길.


'박산책'은 어떤 사람?

도쿄에서 개발자로 3년간 지냈습니다. 비슷한 음악 취향을 가진 사람과 깊어지는 편입니다. 이름 따라 산책을 좋아합니다. 각종 청구서는 최대한 미뤘다가 내는 악습관을 보유 중입니다(개선 중). 최근엔 "영감, 기록, 기획" 세 가지 단어에 꽂혔습니다.

#경험 #마인드셋 #인사이트